4월 미주 전 구간 부킹이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히 성수기라서가 아닙니다. 지금 시장에는 서로 방향이 다른 세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고, 그 힘들이 얽히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걸 제대로 읽지 못하면 비용을 불필요하게 날리거나, 반대로 선복을 못 잡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선복이 없는 건 선사가 의도한 것입니다
4월 현재 미주 항로 선복 부족의 직접적인 원인은 블랭크세일링입니다.
Week 15~16 기준으로 오션얼라이언스, 프리미어, GEMINI, MSC, ONE, SEALEAD까지 사실상 전 얼라이언스가 미주 노선에서 동시에 임시결항을 집행했습니다.
GME(8,000 TEU), GS2/MS2/MP2(15,250 TEU), Sentosa(13,000 TEU)처럼 대형 모선들이 줄줄이 빠진 겁니다.
이건 수요가 갑자기 폭발해서가 아닙니다. 선사들이 공급을 의도적으로 조여서 만들어낸 선복 부족입니다. 실제 시장 수요는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미국 재고·판매 비율은 안정적이고, LA 물동량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공급을 틀어막아 운임을 방어하려는 전략인 거죠.
문제는 이 전략이 4월만큼은 꽤 먹혀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 EFS가 4월을 가르는 기준선입니다
여기에 EFS(Emergency Fuel Surcharge)까지 겹칩니다. 중동 전쟁을 근거로 선사들이 부과하는 긴급 연료 할증료로, 4월부터 본격 적용되며 TEU당 $150~200 수준입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올해 2분기 입찰에서 어워드된 운임이 미국 서안 기준 약 $1,300~1,350/40', 동안은 $2,100~2,200/40' 수준인데 이 운임들이 전부 EFS를 포함하지 않은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운임 자체는 선사와 네고한 것처럼 보이지만, EFS effective date를 넘기면 실질 비용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 미국-이란 전쟁, 미주 항로와 어떻게 연결되나
이 대목이 이번 시황에서 가장 복잡한 부분입니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정세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유조선 통행량이 평소 대비 70% 이상 급감했습니다. WTI 유가는 전쟁 개시 9일 만에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전쟁 전 60달러 후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뛴 겁니다.
그런데 미주 항로 입장에서 이 상황이 단순히 연료비 인상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선사들이 중동·인도양 방면 노선에 투입하던 선복 일부를 미주로 전배하거나, 반대로 미주 선복을 중동·유럽 노선으로 끌고 가는 시나리오 모두 열려 있습니다. 현재는 머스크, 하파크로이트를 포함한 주요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입니다. 중동 유휴 선복이 미주로 흘러들어오면 공급이 늘어나는 반대 효과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란 측은 미국·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조건부 입장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협상 추이에 따라 상황이 빠르게 변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방향으로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트럼프 관세와 수요 둔화, 5월 이후의 그림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 수입품에 15%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지만, 이 조치는 최대 150일짜리 한시 조치입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닙니다. 유엔은 트럼프 관세 충격이 2026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고, 글로벌 교역 증가율도 2025년 3.8%에서 올해 2.2%로 둔화될 전망입니다. 수요 측면에서 미주 항로가 반등할 강한 동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5월 이후를 어떻게 봐야 하냐면, 글로벌 NVO들과의 계약이 마무리되고 나면 선사들이 지금 수준의 블랭크세일링 강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신조선 인도는 계속 예정되어 있고, 수요가 공급을 받쳐주지 못하면 FAK 시장에서 운임 경쟁이 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5월 이후 운임 하락 압력이 확대되는 시나리오가 지금으로서는 더 유력합니다.
단,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고 선복 전배가 실제로 대규모로 일어나면 이 그림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지금 시점에 챙겨야 할 것들
· EFS effective date 전 반입 가능한 물량은 일정을 지금 바로 검토하십시오.
· 월마트 등 대형 화주들은 지금 운임 인하보다 선복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운임이 조금 더 들더라도 확실하게 스페이스를 잠그는 게 유리한 시점입니다.
· 5월 이후 계약 갱신이 다가온다면 지금 시황만 보고 갱신하지 말고 수개월 단위로 타이밍을 분산하는 전략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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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선사가 의도적으로 만든 공급 부족과, 이란 전쟁이라는 예측 불가한 변수가 맞물린 국면입니다. 단기 비용은 오르고, 중장기는 공급 과잉 압력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어느 한쪽만 보고 움직이다가는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지금 같은 변동성 높은 시기일수록 정보를 빠르게 받아보고 대응 타이밍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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