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밀어내기에 美운임 폭등… 서안 31.7%·동안 22% 올라
글로벌 해운사 노선 축소… 재배치 수일 소요에 상승 전망
미중 관세 휴전으로 미국 서해안 운임이 일주일 새 32%나 급등하는 등 국내 수출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작년 홍해 사태와 중국발 밀어내기로 거센 '운임 압박'을 받은 지 1년도 채 안돼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업계에서는 글로벌 선사들이 노선을 재배치하는 6월말까지 운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8월 이후 미중간 협상 여부에 따라 상황이 또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수출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 안갯속에 갇힌 분위기다.
20일 한국관세물류협회와 상하이쉬핑익스체인지(SSE)에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1479.39로 전주(9일)보다 10.0% 상승했다. SCFI가 1400을 넘은 것은 올 3월 7일 이후 2달 여 만이다.
특히 미 서해안 운임지수는 3091로 전주 대비 31.7%, 미 동해안은 4069로 22.0% 각각 급등했다. 독일 국적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는 지난 15일 중국-미국간 화물 예약이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중 양국이 지난 12일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글로벌 선사들은 미중 무역마찰에 상해-미주노선을 20~30%를 줄였는데, 갑자기 미중 간 관세 휴전으로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하면서 운임도 덩달아 뛰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당초 미 LA항의 이달 입항 예정이던 선박 중 25%가량이 물량 부족으로 취소됐고, 롱비치항의 지난달 마지막 주 입항 선박 수는 전주보다 38% 줄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낮춰 적용하는 90일 동안 미국으로 화물을 보내려는 중국산 화물들이 몰리기 시작해 미 서안행 컨테이너선 운임이 갑작스럽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은 운임이 얼마나 치솟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 홍해 사태와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등으로 운임 압박이 거셌는데, 또 다시 이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연간 물류비(운반비)가 2조9602억원으로 전년보다 71.9%, LG전자는 31110억원으로 16.8% 각각 증가했다.
한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선복 확보나 운임 변동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상황이 또 어떻게 뒤바뀔지 몰라 우선은 예의주시하며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미국과 중국이 8월 10일까지 관세 휴전에 들어간 만큼, 올 상반기까지는 운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분쟁에 축소시켰던 아시아-미주 노선을 재배치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기간 동안은 운임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미중 90일 관세 유예기간 올 3분기 성수기 화물수요의 조기유입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사들의 운항 일정 원복까지 통상 2~3개월의 시차가 있음을 고려하면 2분기 중 미주항로 운임 활황세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상승 추세가 장기화 될 지는 미지수다. 미중 협상이 이후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일정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불발될 경우 다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봉걸 무협 물류서비스실장은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재배치는 2~6주가량 소요돼 6월 말까지는 운임 상승분이 있다고 본다"며 "6월말까지 선사들의 재배치가 끝나면 운임은 안정화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면 지금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선봉가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 작년 같은 급등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관세가 다시 오를 경우 물동량이 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어느정도 마무리 돼야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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